여행을 좋아한다면 좋아할 여행 에세이 3 📚
여행을 좋아한다면 이 책은 어때?
떠나기 전에는 여행의 설렘을, 돌아온 후에는 지난 여행을 추억하게 만드는 여행 에세이. 해외 여행이 힘든 지금, 세시간전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여행 에세이로 지난 여행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혹시 모르잖아, 잊혀졌던 여행의 설렘이 다시금 떠오를지도:) 글 아띠
모든 요일의 여행 [저자: 김민철]
👩🎨 에디터 아띠 pick

@ls_inbetween
제목에서부터 마음을 빼앗긴 책이다. 마치 모든 순간이 여행으로 채워질 것만 같은 책 <모든 요일의 여행>. 저자 김민철은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이자 여행자다. 전작 <모든 요일의 기록>에서는 일상에서 아이디어의 씨앗을 키워가는 카피라이터의 시각을 보여줬으며, <모든 요일의 여행>에서는 여행자로서 여행에 대한 짧은 단상을 모았다.


@ls_inbetween
에디터가 이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멋부리지 않은 쉽고 가벼운 문장들로도 큰 울림을 줄 수 있구나 느껴졌기 때문. 무엇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글이 가득하다. 예를 들면 이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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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여행엔 각자의 빛이 스며들 뿐이다. 그 모든 여행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다. 분명 같은 곳으로 떠났는데 우리는 매번 다른 곳에 도착한다. 나의 파리와 너의 파리는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다. 결국 나는 내 깜냥만큼의 여행을 할 수 있을 뿐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남들과 상관없이 내가 사랑하는, 바로 그것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 어쩌면 그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남들과는 다른 여행의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다. 건투를 빈다.” “바쁘게 회사 일을 하다가 문득, 밥을 먹다가 문득, 지하철 안에서 문득, 이상하게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그런 순간들이다.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순간들.” “하지만 완벽한 건 그다지 매력이 없잖아. 우리가 사랑하는 건 결점들이지.”
빼기의 여행 [저자: 송은정]
👩🎨 에디터 아띠 pick

출처=빼기의 여행
에디터가 언젠가 글을 쓰게 된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생각했을 정도로 존경하는 이의 책이다. 저자 송은정은 출판사와 잡지사 에디터를 시작으로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 지금도 여행과 삶에 대해 글을 써 내려가는 글쟁이다. <빼기의 여행>은 제목부터 무릇 정적인 여행을 담아낸 글 같지만, 이 책에는 여행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단단한 마음가짐과 태도가 드러난다. 내적으로 외적으로 고군분투했던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 그리고 그 과정에 적잖이 공감돼 애정 할 수밖에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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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오선지에 옮겨 그렸을 때 구간마다 틈틈이 쉼표가 놓여 있길 바랐다. 하지만 걱정을 걱정하고, 앞당겨서 불안해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는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속도를 내기 위해 근력을 키우듯 속도를 늦추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고 또 누군가 기댈 수 있는. 1인분의 몫을 어깨에 메고 씩씩하게 세상을 누비던 여자들에게서 나는 그런 것을 배웠다.” “우리는 실수를 하지 않아요. 그저 즐거운 우연이 생기는 것뿐이죠.”


@ls_inbetween
이외에도 담담한 문체로 다루는 여행 이야기, 그 속에 녹아든 그녀의 다채로운 인용과 은유에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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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그 도시만의 보폭을 감지할 때가 있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보폭을 지닌 도시, 바짓단을 스치며 뛰듯이 걷는 도시, 수시로 “미안합니다" 사과하게끔 만드는 빠듯한 보폭의 도시.” “여행은 목적지에 닿기까지 가능한 한 우회하려는 시도이지 않을까.” “어제와 같은 길을 걷는 오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어제의 나는 몰랐던 사실을 오늘의 내가 깨달았다면, 그래서 일상의 시야가 한 뼘쯤 더 넓어졌다면, 그것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쉬운 천국 [저자: 유지혜]
🏄♀️ 에디터 마린 pick

출처=쉬운 천국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게 된 작가님의 피드. 쿨하고 멋진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올리셨는데 정말 홀려버렸다. 업로드하는 모든 사진과 글에 사랑이 가득 담긴 시선과 마음이 드러난다. 사랑을 넘치게 나누어주는 사람의 글은 어떤지 궁금해서 읽어본 책. ‘쉬운 천국’은 유지혜 작가의 세 번째 책으로 여행지에서의 경험과 함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 그 속에 형성된 관계에 초점을 둔 에세이 집이다. 역시나 작가의 글에는 항상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출처=아이즈매거진

출처=아이즈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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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유일무이해. 나한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더 끈끈해진 여름의 우리였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거리를 걸으며 그녀와 나의 이렇게나 다른 생김새와 말투와 생활과 꿈에도 무언가 닮은 구석이 있음을 느꼈다. 우정의 씨앗이 된 교집합을, 몇 년 뒤에서야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여행 이야기를 풀어놓는 부분에서는 에디터와 여행관이 비슷해 내적 친밀감을 쌓이기도 했다. 작가는 새로운 공간에 가서 관광지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그 동네에 원래 살던 사람처럼 생활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멍 때리고 배가 고프면 동네 아무 가게에 들어가 반갑게 인사하며 주문을 하는 그런 여행. “하루 24시간 무엇을 먹든, 누구를 만나든, 어디를 가든 모든 것이 내 의지대로 결정되는 일은 신나지만 꽤 무게감이 따른다. 온갖 자유들이 쏟아져 나오는 기회는 도전 그 자체다.” “그러다 어김없이 짐을 싼다.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할 줄 아는 게 여행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리되지 않는 청춘을 보낸다 해도 훗날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