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세시간전 | 2022-01-12 08:00읽힘 1326

로봇 바리스타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린다. 머리에 디저트를 인 로봇은 지정된 자리로 디저트를 서빙한다. 사람보다 빠르게 말차를 물에 개는 로봇도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음료를 만드는 카페를 찾았다. ‘로봇이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

“잉치키 잉치키” 로봇이 커피를 내리는 세상

로봇이 사람과 협업하는 공간이 늘고 있다.

로봇이 사람과 협업하는 공간이 늘고 있다.

손맛을 요하는 외식업에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몇 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로봇이 활약하는 스마트 식당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어느새 국내에도 로봇이 일하는 카페와 식당이 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 사람이 프로그래밍한 동작을 반복하는 정도이지만 향후 인공지능(AI)의 하나인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딥러닝(심층학습)을 접목하면 개인의 취향을 파악할 정도로 진화할 것이란다. 로봇 바리스타가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샷을 추가할까요?”라고 묻는 식이다. 로봇이 일하는 가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외식업계는 가게 운영의 효율성은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로봇 바리스타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로봇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타를 사진 찍는 사람

로봇 바리스타를 사진 찍는 사람

높아지고 인건비는 낮아지며 미래지향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봇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만 빼만 가능한 예견이다. 로봇은 24시간 일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며, 사람이 지루해하는 단순 노동을 군말 없이 대신한다.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다. 사람들은 로봇이 열일하는 모습을 사진 찍고 SNS에 업로드하며 신문물과의 만남을 즐거워한다.

핸드 드립 커피의 낭만을 아는 로봇, 라운지엑스

라운지엑스 마포점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

로봇 바리스타와 서빙 로봇이 일하는 라운지엑스

로봇 바리스타와 서빙 로봇이 일하는 라운지엑스

핸드 드립 커피는 수고롭다. 원두를 적당한 입자로 분쇄한 뒤 커피 가루를 드리퍼에 붓고, 끓기 직전의 물을 천천히 원을 그리며 붓되 얼마간 뜸도 들여야 한다. 2019년 6월 문을 연 LOUNGE'X(라운지엑스)의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는 이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핸드 드립 커피 전문가다. 손님이 ‘로봇 드립’ 메뉴를 고르면 직원은 원두만 분쇄할 뿐 그 뒤는 모두 바리스의 몫이다.

직원이 분쇄한 원두를 드리퍼에 옮기는 바리스

직원이 분쇄한 원두를 드리퍼에 옮기는 바리스

원두 그라인딩부터 커피가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은 5분 정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핸드 드립 커피를 바리스가 전담 마크하는 덕에 직원은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바리스가 대견한 점은 커피 원두의 종류에 따라 물을 붓는 방식, 물줄기의 굵기, 물의 양과 온도 등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사람 바리스타가 수많은 시도 끝에 찾아낸 원두별 최적의 드립 방식을 바리스에게 입력했기 때문. 가령 ‘인도네시아 골리앗 롱 베리’ 원두는 얇은 물줄기를 가운데서부터 시작해 나선형으로 천천히 붓는다.

원두에 따라 물줄기의 굵기를 달리하는 바리스

원두에 따라 물줄기의 굵기를 달리하는 바리스

바리스는 약 3분간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한다.

바리스는 약 3분간 핸드 드립 커피를 추출한다.

강배전 원두 특유의 묵직하고 스모크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로봇 드립 메뉴 중 라운지엑스의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한 ‘파나마 레리다 게이샤 워시드’ 원두를 고르면 꽃을 그리는 듯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물줄기로 꽃을 수놓듯 커피 가루를 고루 적시며 원두의 복합적인 맛을 끌어낸다. 바리스의 노동은 커피를 마시는 순간 빛을 발한다. 인도네시아 골리앗 롱 베리 커피는 진하고 무게감 있는 맛 위로 다크 초콜릿을 닮은 달콤한 향이 일렁인다. 파나마 레리다 게이샤 워시드 커피는 꽃처럼 화사한 향을 내뿜으며 입에 감미로운 여운을 남긴다.

디저트를 서빙하는 로봇 ‘팡셔틀’

디저트를 서빙하는 로봇 ‘팡셔틀’

팡셔틀이 직원이 입력한 좌석으로 디저트를 운반한다.

팡셔틀이 직원이 입력한 좌석으로 디저트를 운반한다.

바리스와 함께 일하는 서빙 로봇 ‘팡셔틀’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이 태블릿PC에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팡셔틀은 머리 위의 디저트를 해당 자리로 서빙한다. 이동하다가 사람이나 장애물을 만나도 걱정 없다. 자동 주행 시스템이 내장되어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멈췄다 다시 움직인다. 바리스와 팡셔틀이 있어 라운지엑스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다.

로봇이 내어준 건강한 말차 한 잔, 슈퍼말차 성수

슈퍼말차 성수
격불(whisking)하는 로봇, 말로와 사람이 협업해 말차를 만든다.

격불(whisking)하는 로봇, 말로와 사람이 협업해 말차를 만든다.

차를 정성스럽게 우리는 명인 대신 로봇이 자리를 지킨다. 로봇의 이름은 ‘말로’. 말로는 일정하고 재빠른 속도로 격불을 한다. 격불(whisking)은 말차를 물에 개어 세밀하고 풍부한 거품을 내는 행위다. 아무 말 없이 격불에 집중하는 말로는 차를 오래 연구한 사람처럼 진중하다. 격불은 말차 음료를 만드는 첫 번째 과정이자 말로의 업무다. 말차를 차완(말차를 담는 세라믹 볼)에 담거나 라테 아트를 하는 등 섬세한 제조는 직원이 하지만, 말차 제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계인 격불은 말로가 도맡는다.

말로의 손끝에 말차를 격불하는 도구인 차선(tea whisk)이 달려 있다.

말로의 손끝에 말차를 격불하는 도구인 차선(tea whisk)이 달려 있다.

일정하고 빠른 속도로 격불한다.

일정하고 빠른 속도로 격불한다.

말로의 손끝에는 작은 빗자루 같은 도구가 달려 있다. 말차를 격불하는 도구인 ‘차선(tea whisk)’이다. 말로는 말차와 소량의 뜨거운 물이 담긴 차완에 차선을 살포시 담근다. 차선으로 큰 원을 천천히 그리다가 이내 차선을 빠르게 휘젓는다. 말로가 격불하는 시간은 약 20초. 사람이 격불하는 데 평균 30~40초 걸리는 것에 비하면 40% 이상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격불 속도와 횟수 면에서도 말로가 앞선다. 말로가 제 일을 하는 동안 사람은 음료 베이스를 만들 수 있어 사람이 혼자 음료를 제조할 때보다 시간도 30% 이상 절약된다. 이뿐 아니다. 격불을 마친 말로는 차선을 물에 헹구는 것까지 스스로 해낸다.

말로가 격불하는 모습을 사진 찍는 사람들

말로가 격불하는 모습을 사진 찍는 사람들

다양한 말차 음료를 선보이는 슈퍼말차 성수

다양한 말차 음료를 선보이는 슈퍼말차 성수

말로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도 문화에서 나온 격불은 명인들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손목에만 힘을 준 채 차선을 빠르고도 일정한 속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격불을 오래하면 동일한 힘을 유지하기 힘들뿐더러 사람에 따라 맛도 달라지기 쉽다. 이에 비해 말로는 정확한 속도와 정교한 손목 각도를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말로가 완성한 슈퍼말차라테

말로가 완성한 슈퍼말차라테

슈퍼말차 성수의 인기 메뉴인 슈퍼말차라테(좌)와 그랜드말차(우)

슈퍼말차 성수의 인기 메뉴인 슈퍼말차라테(좌)와 그랜드말차(우)

슈퍼말차 성수는 말차 전문 온라인 스토어 ‘힛더티’에서 선보이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준 가게는 문을 연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말차는 어른들만 먹는 음료’라는 편견을 깨뜨리며 20~30대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커피 대신 건강한 음료를 찾는 이들의 발길도 잦다. ※ 위 정보는 2021년 2월에 등록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ㅣ 대한민국 관광공사 글ㅣ 이수린 사진ㅣ 지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