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는 나라는?

세시간전 | 2021-12-09 19:00읽힘 1828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었던 때는 선물 받으려고, 산타 할아버지의 부재를 알고 나서는 쉬는 날이라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대체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그저 12월의 마지막 토요일이 되어버렸다. 크리스마스에 꽤나 진심 에디터는 조금, 아니 많이 슬프다. 크리스마스에 해외여행도 못 가고 휴. 글 마린

산타모자 쓴 코코넛

©Aleksei Kornev

아쉬운 대로 해외 여러 나라의 크리스마스에 대해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리스마스에 진심이고 긴 연휴를 보내는 나라는 어딜까?

산타모자 쓴 지구본

©photopixel

가톨릭교도가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은 당연히 크리스마스가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필리핀에서는 9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니 말 다 했다. 9월이면 벌써 대부분 마트, 카페, 레스토랑이나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즐기는 이 기간을 ‘BER Months’라 부르는데, 이는 September(9월), October(10월), November(11월), December(12월)에 공통적으로 ‘BER’이란 음절이 들어가서 지어진 명칭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약 20일 정도 쉬는 필리핀은 세계에서 가장 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는 곳이다. 이렇게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필리핀은 크리스마스 문화와 축제도 다양한 편! 필리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문화를 소개한다.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문화

길거리 캐럴 콘서트, 팡안가롤링

팡안가롤링

©DGLimages

핼러윈 데이에 아이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Trick or Treat!" 외친 뒤 사탕을 받는다.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핼러윈 데이 때와 비슷한 문화를 즐긴다. ‘팡안가롤링(Pangangaroling)’이라 부르는 캐럴 콘서트가 그것. 필리핀의 아이들은 깡통, 병뚜껑 등의 재활용 재료들이나 악기를 활용해 이웃집을 방문해 작은 캐럴 콘서트를 열고, 이웃들은 보답으로 소정의 용돈을 챙겨준다. 길거리를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친숙한 캐럴 소리는 필리핀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낸다.

필리핀 전통 크리스마스 장식, 파롤

필리핀의 전통 랜턴 파롤

©Kobby Dagan

파롤(Parol)은 스페인어로 랜턴을 뜻하는 ‘Farol’에서 유래한다. 종이와 대나무로 만든 필리핀의 전통 랜턴을 가리킨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필리핀 사람들은 파롤로, 집, 회사, 길거리,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장식한다.

다양한 문양의 패롤

©K Abejuela

때문에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반짝거리는 파롤들로 낮보다 밤에 특히 더 아름답다. 파롤은 베들레헴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가장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꽃, 산타클로스, 아기천사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져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산페르난도 자이언트 랜턴 축제

자이언트 랜턴 축제

출처 = Philippine News Agency

필리핀 어디를 가도 쉽게 파롤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파롤하면 역시 산페르난도를 빼놓을 수 없다. 산 페르난도의 사람들은 매년 12월이 되면 자이언트 랜턴 축제(Giant Lantern Festival)를 열 만큼 파롤에 진심이다. 1904년 처음 시작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축제로 전기로 붉을 밝힌 환한 파롤에 흥겨운 캐럴까지 더해지면서 산 페르난도의 랜턴 축제는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축제가 되었다. 덕분에 산 페르난도는 필리핀 크리스마스의 수도(Christmas Capital of the Philippines)라는 애칭이 생겼다. 원색을 사랑하고 게다가 반짝반짝하는 건 더 좋아하는 에디터가 언젠가 꼭 가고 싶은 축제다.

소원을 이뤄주는 크리스마스 미사, 심방 가비

심방 가비

©haak78

가톨릭 국가답게 12월 16일부터 24일까지 따갈로그어로 ‘저녁 미사’를 뜻하는 심방 가비(Simbang Gabi)를 진행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9일 동안 빠짐없이 심방 가비에 참여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데, 때문에 새벽에 진행되는 심방 가비에도 불구하고, 성당에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찬다.

필리핀 전통 음식 비빙카

©junpinzon

필리핀 전통 음식 푸토 붐봉

©Dolly MJ

심방 가비가 끝나면 모두 모여 필리핀의 전통 음식인 비빙카(Bibingka)나 푸토 붐봉(Puto Bumbong)을 살라밧(생강차)과 함께 곁들여 먹으며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가족들과 함께 맞는 크리스마스, 노체 부에나

통돼지 바비큐 레촌

©Joshua Resnick

한국에서는 최근 들어 크리스마스를 연인이나 친구들과 보내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필리핀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맞는 뜻깊은 명절이다.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 자정이 되면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통돼지 바비큐인 레촌(Lechon)을 비롯해 비빙카 등 필리핀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 노체 부에나(Noche Buena) 시간을 보낸다. 식사가 끝난 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우리나라 설 명절처럼 서로 선물이나 용돈을 주고받는다. ⓒ세시간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arine@momentstu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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