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걷다, 알프스 트레킹 '뚜르 드 몽블랑'

세시간전 | 2021-08-07 16:00읽힘 2966

더운 여름, 매년 걸었던 알프스가 생각나는 밤이다.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코로나로 잠시 멈췄지만, 곧 다시 걸을 유럽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뚜르 드 몽블랑(Tour du Montblanc)’을 소개한다. 글 사진 싸비 📌 뚜르 드 몽블랑? 📌 시작은 샤모니 📌 How to 뚜르드 몽블랑 📌 추천 포인트 📌 에디터 팁 총정리

뚜르 드 몽블랑?

몽블랑 산
뚜르드몽드

뚜르드몽드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MontBlanc)은 하얀 산이라는 뜻으로 ‘Mont(산)’과 ‘Blanc(하얀)’이 합쳐진 단어다. 산 정상이 사계절 내내 눈과 빙하에 둘러싸인 몽블랑은 해발 4,807m로, 그 주변 산 군을 도는 코스를 ‘뚜르드 몽블랑(TMB)’이라 부른다. 뚜르드 몽블랑은 알프스의 매력은 물론이거니와,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접경지대에 위치해 국경을 넘나드는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둘레길이다. 총 거리는 약 170km로 걸어서 약 8~11일 정도 소요되는 규모다.

트레킹의 시작, 샤모니

TMB 트레킹의 관문 도시 샤모니

TMB 트레킹의 관문 도시 샤모니

TMB는 프랑스에 위치한 도시 샤모니에서 시작된다. 프랑스 동남부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지만 알프스의 중심 도시로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레포츠 천국과도 같은 곳. 여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TMB 코스를 걷기 위해 많은 산악인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으며, 겨울에는 동계 스포츠의 메카와도 같다. 과거 1924년 제1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샤모니에서 인기만점인 패러 글라이딩. 몽블랑 주변 산군을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샤모니에서 인기만점인 패러 글라이딩. 몽블랑 주변 산군을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TMB는 샤모니를 기점으로 반 시계 방향 또는 시계 방향으로 시작하는데 보통 반 시계 방향으로 루트를 소화한다. 둘레길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루 고도차는 약 1,200M 정도로 큰 산 하나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평균 17KM, 8시간 정도 걷는다. 또한 당일 트레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8일 이상의 종주 트레킹이기 때문에 적절한 체력의 분배를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트레킹 시작 전 충분히 체력을 길러야 하고 일정에 맞게 체력 분배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TMB를 즐길 수 있다.

 

 

 

 

TMB의 가장 큰 매력은 두 발로 알프스의 매력을 느끼고 눈으로 황홀한 풍경을 담는 것. 이 밖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국경을 두 발로 넘으며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와 음식을 비교하는 것이 TMB의 또 다른 재미다.

How to 뚜르드 몽블랑

4계절 내내 하얀 눈으로 덥혀 있는 몽블랑

4계절 내내 하얀 눈으로 덥혀 있는 몽블랑

일반적으로 TMB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까지 약 3개월 동안 걸을 수 있다. 6월 말까지는 눈이 많은 구간이다 보니 아이젠이 필요할 수 있으며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어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8월 말부터는 한국의 늦가을의 날씨와 비슷하다. 고도에 따라 하루에 4계절을 전부 경험할 정도로 날씨 변화는 다양하다. TMB는 숙박 방식에 따라 여러 코스로 걸을 수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산장, 텐트, 호텔.

🏡산장(Hut to hut)🏡 산장에서 산장으로 이동하는 코스는 가장 흔하고 정통의 방식이다. 산장 예약 시 숙박만 예약 하거나 식사(아침, 점심 도시락, 저녁)를 세분화하여 선택할 수 있다. 산장에 묵을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고 또 인기가 많기 때문에 적어도 6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뷰가 끝내주는 TMB의 산장

뷰가 끝내주는 TMB의 산장

🏕 텐트(Backpacking)🏕 백패킹 모드는 개인이 텐트를 직접 휴대하고, 코스를 마치면 텐트에서 숙박한다. TMB 내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는 유료와 무료로 나뉘며, 캠프사이트는 보통 여유가 있어 예약 필수는 아니다. 백패킹은 모든 짐을 가지고 다녀야 하므로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편이다. 따라서 짐을 경량화하여 가볍게 다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TMB내에는 유료/무료 캠프트사이가 구간마다 있다.

TMB내에는 유료/무료 캠프트사이가 구간마다 있다.

🏨호텔(Hotel to Hotel)🏨 호텔숙박은 변형적이지만 가장 편하게 TMB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TMB의 기점 도시인 프랑스의 샤모니(Chamonix), 이탈리아 꾸르마에르(Courmayeur), 스위스 샹페스(Champex)에 머무르며 각각의 뷰 포인트를 감상 할 수 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호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호텔

         

뚜르드 몽블랑 추천 포인트

TMB에는 총 세 번의 국경 통과 구간이 있다.

TMB에는 총 세 번의 국경 통과 구간이 있다.

TMB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했지만 실망한 구간은 바로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국경을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힘들게 산을 올라 도보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이정표만 있을 뿐 기념이 될만한 포인트는 없었다. 아무래도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라 그런 지 기대와는 달리 평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에서 프랑스 국경을 넘어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자 TMB를 무사히 종주했다는 안도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보나티 산장
최고의 구간

최고의 구간

베르토네 산장에서 보나티 산장으로

베르토네 산장에서 보나티 산장으로

TMB를 걸으면서 가장 멋진 구간을 추천하라면 단연코 샥스 능선을 꼽는다. 이탈리아에 위치한 베르토네 산장(Rifugio Giorgio Bertone)에서 보나티 산장(Refuge Walter-Bonatti)까지 펼쳐진 능선을 걸으며, TMB에서 두 번째로 높은 그랑 조라스 산을 계속 조망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보나티 산장에 도착해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하게 된다.

엘리자베타 산장
최고의 숙소 깊은 산속에 위치한 엘리자베타 산장

최고의 숙소 깊은 산속에 위치한 엘리자베타 산장

TMB에 위치한 산장들은 개성 있게 운영되며 산장의 형태와 음식, 뷰는 천차만별이다. 최고로 꼽는 숙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인 세이뉴 고개(Col de Seine)을 넘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엘리자베타 산장(Refugio Elisabetta).

알프스 산지에서 서식하는 아이벡스

알프스 산지에서 서식하는 아이벡스

일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쳐 가지만 깊은 산속에 위치해 몽블랑의 전경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특히나 필자는 수십 마리의 알프스 산양 아이벡스를 봐서 인상 깊었던 곳이다. 낙후되었던 일부 시설물은 2년 전에 개∙보수되어 이제는 쾌적하게 알프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마야 조예 산장
마야 조예(Maya Joie) 산장

마야 조예(Maya Joie) 산장

이탈리아 산장들은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했으며 음식 맛도 한국인의 입맛에 가까운 편이다. 최고의 시설은 스위스에 위치한 마야 조예(Maya Joie) 산장. 깊은 산속보다는 마을 주변에 위치해 슈퍼 등의 편의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쾌적한 실내 시설에서 트레킹으로 지친 피로를 풀기 좋다.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

저녁 식사로 제공되는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도 마야 조예 산장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라클렛은 건강에 좋은 채소, 고기, 소시지 등을 구운 치즈와 함께 먹는 스위스 3대 전통요리다. 한국 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으로 호불호가 그리 강하지 않으니 꼭 한 번 시도해보자.

에디터 팁 총정리

 

 

🛫 항공: TMB가 시작되는 샤모니에는 공항이 없고 약 100km 떨어진 제네바 공항으로 도착해야 한다. 아직 직항 노선이 없기 때문에 유럽이나 중동을 경유해야 한다. 🗓 추천 시기: 2015년부터 코로나 전 2019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TMB를 걸었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덜 붐비며 트레킹이 막 시작되는 시기인 6월의 TMB를 가장 선호한다. 🏃🏼 트레킹: 1박 이상으로 길게 끌고 가야 하는 트레킹인만큼 적절한 체력 분배가 중요하다. 하루에 많이 걷기보다는 15km 정도, 순수하게 걷는 시간으로 6시간 가량이 적당하다. 그래야 눈부시게 멋진 알프스의 풍경을 눈으로 담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몸이 지치면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음식도 맛이 없게 느껴지고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짐: 개인적으로 간다면 트레킹 내내 모든 짐을 가방에 메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짐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투어 사를 이용할 경우 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예약 전 짐 서비스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박: 트레킹이 시작되는 6~8월은 최고의 성수기이므로 산장이나 호텔을 미리 예약하자. 트레킹 날짜가 다가올수록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금액도 크게 상승한다.

 

 

*글쓴이 싸비는 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며 유럽과 친해졌다. 졸업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유럽 트레킹 여행을 떠났고, 노르웨이부터 스웨덴 쿵스레덴, 이탈리아 돌로미티, 프랑스 뚜르 드 몽블랑, 스코틀랜드 웨스트하이랜드웨이 그리고 스페인 까미노까지. 유럽의 곳곳을 걷고 또 걸으며 낯선 곳에서 오는 떨림과 기대감을 즐기게 됐다. 트레킹 전문 여행사를 꿈꾸며 유럽부터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여행사에 일하며 경험을 쌓았고 때론 인솔자로 때론 여행자로 세계를 유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