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제주도만 갈래? 신비의 섬 울릉도 백패킹 꿀Tip
우리나라 최 동쪽 땅을 굳건히 지키며 홀로 외롭게 떠있는 섬 울릉도. 비행기 한 번 타면 바로 날아갈 수 있는 제주도에 비해 울릉도는 큰 맘 먹지 않고선 떠나기 힘든 여행지다. 울릉도에 입도하는 배를 타기 위해 포항, 강릉, 후포, 묵호까지 가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일 기상상황에 따라 배가 결항되기 일쑤여서 2박 3일로 떠난 휴가가 5박 6일이 되어버리는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아닌 울릉도에 가야하는 이유가 뭐냐고?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유명 커피 광고의 카피를 인용해 말하고 싶다. 제주도가 그냥 커피라면, 울릉도는 TOP라고! 글 사진 유랑쓰

유랑쓰는 울릉도 여행중
울릉도 백패킹, 이것만은 꼭 챙기자
울릉도는 접근성이 떨어져 누구나 쉽게 오고 가지 못하는 만큼,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대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섬이다. 울릉도의 원시림에서 대자연의 웅장함을 느끼고, 그 어느 섬 보다도 투명한 바다 빛을 보고 싶다면, 올 여름 휴가는 울릉도로 백패킹을 떠나보길 추천한다. 그럼 울릉도 백패킹에 꼭 필요한 준비물은 무엇일지 함께 확인해보자.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 나리분지

관음도
1️⃣ 로프 울릉도 백패킹을 계획하는 백패커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울릉도 해수욕장에는 모래사장이 없다는 것이다. 백패킹의 성지라 불리는 울릉도 대부분의 박지에는 팩을 박을 만한 곳이 없다. 해변가에 텐트를 피칭하고 스노클링을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땅에 박을 팩만 잔뜩 챙겨왔다면 울릉도에서의 백패킹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돌과 로프를 활용한 텐트 피칭
텐트를 피칭하는 순간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울릉도의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언제 강풍이 불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방심은 절대 금물! 텐트 피칭시에는 주변에 있는 큰 돌을 활용해서 텐트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대비하는게 중요하다. 팩 보다는 로프를 준비해서 주변 지지대에 텐트를 묶어 두어야 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텐트 안에도 묵직한 돌들을 들여놓아야 안전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2️⃣ 우비 렌터카를 빌리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백패커들은 일주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게 되는데 울릉도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정류장에서 박지로 이동하는 길에 비에 대비해 우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비오는 날 터널에 갇힌 유랑쓰

비오는 날 터널에 갇힌 유랑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상청에서 아무리 “맑음”을 예보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비”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자. 3️⃣ 배낭 레인커버 긴급상황이 발생해서 비를 피할 수 없다면 “택시”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 택시들은 투어로 이용되고 있어 육지에서만큼 내가 원하는 순간 택시를 타기가 힘들다.

배낭 레인커버는 필수
그러니 도보 이동시 우천에 대비해 백팩에 레인커버를 씌워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울릉도 박지 찾기 TIP

관음도 산책길
1️⃣ 현지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인터넷에 울릉도 백패킹 박지를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사동해수욕장, 내수전몽돌해변,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앞 등이 있다. 필자도 이 모든 곳들을 여행 코스로 짜 놓고 여행을 시작했다. 이 중 계획대로 도착하게 된 박지는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앞 뿐이었는데, 이마저도 날씨의 운이 따라주지 않아 야영은 하지 못했다. 이렇게 하루하루 박지를 찾아 다니며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인터넷이 아닌 ‘현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라’는 것이었다.

울릉도에서 만난 감사한 분들
울릉도 현지인들이 무뚝뚝하다는 얘기에 지레 겁을 먹고 있다면 걱정하지 말자. 생각보다 현지인들은 친절했고 박지를 못 찾아 걱정하고 있는 필자에게 텐트치고 잘 만한 근처 박지를 여러 곳 알려주었다. 울릉도를 한 두번 다녀왔던 여행 인플루언서들의 정보 보다는 현지 버스기사님의 팁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2️⃣ 화장실 걱정은 NO ! 울릉도에서는 공중화장실을 찾으러 돌아다녀본 기억이 없다. 그만큼 발 길 닿는 곳마다 화장실이 있고, 운이 좋다면 온수가 나오는 공중화장실도 찾을 수 있다. 깨끗한 시설 덕분에 외국인들이 울릉도를 와서 가장 놀라는 점이 바로 공중화장실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학포에서의 스킨스쿠버
지나가다 공중화장실이 보인다면 근처에 야영할 만한 곳이 있는지 먼저 둘러보자. 울릉도 대부분의 여행지는 바다를 항상 끼고 있기 때문에 화장실만 있다면 그 곳이 최고의 박지가 될 수 있다. 3️⃣ 아름다운 경치가 최선은 아니다. 울릉도에서 아름다운 경치만 보고 박지를 고른다면, 백패킹에서 최악의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필자는 학포라는 유명 박지에서 야영을 하다가 바람에 텐트가 날라갈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경치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바람을 유심히 살펴보자. 조금 덜 예쁘더라도 훨씬 더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울릉도의 일몰

대한민국 10대 비경, 대풍감
여기서 주의할 점! 바람을 피하려고 절벽 아래에 텐트를 치는 최악의 선택을 하지는 말자. 울릉도는 바람이 세기 때문에 낙석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 텐트를 치려고 하는 자리 주변에 부서진 돌 조각들이 보인다면, 그곳은 피해야 한다. 텐트 위로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참사가 벌어지기 쉽다.
울릉도 백패킹 Q&A

잠깐 마주한 평화로운 풍경
Q1. 배낭을 항상 메고 여행을 다녀야 하나? 울릉도는 섬이지만, 산이다. 오르막길이 생각보다 많고 전망이 좋은 봉우리라도 올라 가려고 하면 배낭을 메고 가는 것은 무릎 연골에게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울릉도는 백패커에게 굉장히 관대한 섬이다. 여행지 근처에 있는 식당이나 상점에 정중히 부탁해보자. 흔쾌히 배낭을 맡아주신다.

상점에 맡겨진 어느 백패커의 배낭
Q2. 야심한 밤 택시는 없고 강풍에 시달리고 있다면? 필자가 전날 강풍에 시달리고 게스트하우스에 정비를 하러 들어갔을 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꼐 들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백패커가 거센 강풍 속에서 야영을 하다가 텐트를 걷을 수도, 그대로 잠을 잘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 텐트를 걷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강풍 속에서 혼자 텐트를 걷는 다는 것은, 강풍을 이용해 텐트로 연날리기를 한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아찔했던 학포 백패킹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백패커는 주변 숙소 사장님께 SOS 요청을 했고,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차를 타고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픽업에 대한 추가 비용 有) 그저 누군가 겪은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치부하기엔 울릉도의 바람은 위협적이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해서 주변 숙소 몇 개 정도는 알아두도록 하자.
Q3. 백패킹용 식량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백패킹의 가장 큰 기쁨은 뭐니뭐니 해도 “먹는 것”이다. 울릉도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식당 물가도 만만치 않고 식량을 구하기도 힘들다.

한 마리에 2만원, 독도새우
울릉도 성인봉을 기준으로 서쪽은 마트와 편의점이 거의 전무하다. 마트라고 해도 시골에 있는 조그마한 구멍가게라고 생각해야 한다. 말인 즉, 고기 같은 신선식품은 없고 대부분 라면이나 과자, 간단한 주류 정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서쪽부터 돌기 시작한다면 항구에서부터 먹을 거리를 사가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 보이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야영지에서는 간단한 스낵류만 취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울릉도 전통주도 시도해보자
그나마 동쪽은 편의점이 있다. 왠만한 마트 뺨치게 냉동식품 같은 것들도 많이 있으니 동쪽을 여행 중이라면 근처 편의점에서 충분히 식량을 보충하면 된다. 하지만 울릉도까지 와서 편의점 음식을 먹기는 좀 아깝지 않은가? 인터넷에 상호도 등록되지 않은 허름한 식당이라도 들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값은 몇천원 더 나오겠지만 울릉도 식당들은 생각보다 맛있고, 정겹다.

글 사진 유랑쓰
*유랑쓰는 30대 초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 없이 사는 삶’ 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도전한 부부다. 일명 금융소득으로만 살아가는 파이어족이자 MZ 세대인 유랑쓰는, 발길 닿는 대로 하루하루를 여행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일상이 여행이고, 여행이 일상인 특별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유튜브 영상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