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류현진 선수의 그곳! LA다저스 홈구장으로

세시간전 | 2021-05-29 16:00읽힘 1043

지난 글에서는 현재 류현진의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활동하는 로저스 센터 직관 후기를 나눴다. 그렇다면 오늘은 류현진의 이전 소속팀이자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등 수 많은 한국 선수들이 다녀간 LA 다저스의 다저스 스타디움으로 소개해보려 한다. 글 사진 아이언

메이저리그의 대한민국 팀 LA 다저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동상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동상

LA 다저스가 국민팀이 된 건 아마 1994년 지금은 투머치토커라 불리는 박찬호 선수가 입단하면서부터 일 테다. 필자는 1992, 93시즌 토론토의 팬이었지만 박찬호 선수가 입단하면서부터 LA다저스를 응원하게 되었다. LA 다저스는 최근 류현진이 입단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다. 이들은 지난 시즌, 1988년 이후 3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저스 스타디움의 첫인상: 주차 전쟁

다저스 스타디움
LA 이전 60주년이었던 2018년 경기장 외벽 그림

LA 이전 60주년이었던 2018년 경기장 외벽 그림

어린 시절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볼 때면 중계진이 항상 하던 말이 있었다. 다저스 스타디움은 주차장이 너무 넓어 주차한 곳을 기억하지 못하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2시간가량 걸린다는 이야기였다. 당시 이야기와 함께 다저스 스타디움의 전경을 보여주었는데 “에이 그 정도는 아니겠지~” 싶었다. 그러나 웬걸. 직접 가보니 말 그대로였다. 엄청난 규모의 주차장, 외야 쪽 자리에 주차를 하고 좌석이 위치한 내야 4층으로 가려니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예전에 들은 바로는 어떤 분이 다저스 스타디움에 경기를 보러 갔다 주차한 곳을 찾지 못해 차량이 다 빠져나가고 나왔다는 슬픈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예매한 좌석의 위치와 주차장 위치를 최대한 단거리로 하는 것이 좋다

예매한 좌석의 위치와 주차장 위치를 최대한 단거리로 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LA 다저스 스타디움은 다운타운에서 좀 떨어진 위치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지리적 배경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 Tip 주차 관련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경기장 티켓 예매 시 주차장 주차권도 함께 예매하길 추천한다. 조금이라도 시간적이나 금액적으로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직관이 힘들다면? 다저스 스타디움 투어!

2020년 1월 방문했을 당시 다저스 스타디움 전경

2020년 1월 방문했을 당시 다저스 스타디움 전경

필자는 다저스 스타디움에 두 차례 방문했다. 2018년 10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 직관을 위해 한 번, 그리고 1월 29일 스타디움 투어를 위해 한 번 더 방문했다. 아무래도 잦은 중계로 접한 익숙한 구장이라 첫 방문임에도 처음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전에 소개한 로저스 센터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구장들은 일단 깊고 경사가 우리나라 경기장과 비교해 조금 더 앞으로 쏠려있는 구조다. 특히 산을 깍아 만든 경기장이다 보니 안쪽으로 더 깊은 형태다.

2018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 다저스 스타디움 전경

2018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 다저스 스타디움 전경

스타디움 투어를 하며 몇 가지 알게 된 사실. LA다저스가 195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전했을 때는 다저스 스타디움이 완공되기 이전이라 4년간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경기를 했었다 한다. 이후 1962년 완공된 후부터 59년간 이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이 개장한 초기, 4층에 구단주인 월터 오말리의 펜트하우스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다저스스토어와 비지터센터가 위치했다. 필자는 관중석 3층 스탠드 맨 앞 좌석에서 2018년 내셔널디비전 챔피언십을 관람했다. 당시 잠실 야구장 3층과 비교해도 너무 가까이 보여 놀라웠으며, 경기장 전체 조망이 잘 이뤄지는 점 등이 눈에 띄었다. 오래된 경기장 임에도 지속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여전히 다저스 스타디움이 관중 친화적인 구장으로 손꼽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1960년대 원정 도구 가방

1960년대 원정 도구 가방

4층 투어를 마치고 프레스룸과 스카이박스가 있는 2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뒤의 복도는 다저스의 역사를 저장한 박물관과 같았다. 1960년대의 원정을 위해 구비했던 도구 가방부터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의 사진, 가장 최근에 치러졌던 플레이오프들의 기록들까지 쭉 진열된 모습은 야구가 왜 기록의 스포츠라 불리는지 그리고 그 기록으로 인해 야구라는 스포츠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LA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코치 시절의 베이브 루스

LA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코치 시절의 베이브 루스

경기장 복도의 다저스 로고

경기장 복도의 다저스 로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다음이다. 프레스룸에서 한층 내려가 그라운드와 연결된 곳으로 향하는데 이때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저스가 그간 우승했던 월드시리즈 트로피부터 각종 개인 타이틀 수상자들의 트로피가 쭉 진열된 트로피룸. 이 공간에서는 모든 방문자들이 사진을 찍느라 바삐 움직였다.

월드시리즈 트로피와 우승 멤버 사인 배트

월드시리즈 트로피와 우승 멤버 사인 배트

눈이 휘둥그레지는 트로피 룸을 지나 덕아웃으로 향하는 길에 매우 반가운 사진을 만났다. 바로 1세대 메이저리거 TMT 박찬호 선수의 모습이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전성기를 보냈던 그 시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박찬호 선수의 사진을 뒤로 하고 들어간 덕아웃은 우리가 중계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라운드에서 어떤 공사를 하고 있어 뷰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외야 스탠드가 공사로 인해 매우 어수선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다저스 덕아웃의 모습은 1996년 중계 때부터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선수처럼 덕아웃 난간에서 자세를 잡아봤다

선수처럼 덕아웃 난간에서 자세를 잡아봤다

마치 데이브 로버츠 감독처럼 덕아웃 난간에서 사진도 남기고, 덕아웃 뒤쪽도 사진을 남겨보았다. 과연 선수들은 어떤 뷰를 볼까 상상하며 남긴 여러 장의 인증샷을 끝으로 투어를 마무리했다. 📌 Tip 유럽의 축구장과 달리 미국의 스타디움 투어에서는, 그라운드의 흙이 있는 곳까지는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경기가 있는 날 투어를 하면 덕아웃과 그라운드는 갈 수 없으니, 덕아웃 체험을 하고자 한다면 경기가 없는 날 투어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저스 스타디움 직관 후기

류현진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인증샷

류현진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인증샷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본 때는 2018년 10월 17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이었다. 1990년도부터 줄곧 중계를 통해 야구를 봐왔는데, 그날의 경기는 그동안 직관했던 메이저리그의 그 어떤 경기와 비교해도 열정적이고 열광적인 분위기였다. 이유인즉슨, 최고의 투수만 받는다는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의 1선발이었기 때문이었다. 1차전이었던 밀워키 원정에서 커쇼는 상대 투수에게 홈런을 맞으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을 들으며 명성에 금이 간 상황이었다. 또한 시리즈 전적이 2승 2패로 동률인 상태다 보니 5차전에서 승기를 가져와야 하는 그런 상황에서 커쇼가 심기일전한 모습으로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것인지가 관건이었다.

롱토스를 하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롱토스를 하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커쇼 선수는 몸을 풀 때부터 엄청난 후광을 뿜어내며 워밍업을 했다. 덕아웃에서 마운드로 올라가는 길은 마치 전사가 전투를 하러 가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타자를 상대로 강렬한 투구를 선보였고, 비록 1실점을 먼저 했지만 득점을 위해 타석에서도 강렬한 타격을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투지 넘치는 커쇼 덕분인지 팀은 1실점을 먼저 했지만 이후 다저스가 5, 6, 7회 연속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5대 1로 역전에 성공했다. 다시 9회에서 밀워키에게 1실점을 내줬지만, 마무리 투수였던 켈리 젠슨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에 승리를 가지고 왔다.

직관에서 간식은 필수

직관에서 간식은 필수

다저스 스타디움의 필수 먹거리인 다저스독

다저스 스타디움의 필수 먹거리인 다저스독

일반 리그 경기를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아쉽게도 다저스 독 외의 주전부리를 즐기는 여유를 갖지는 못했다. 다음에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미국 여행을 간다면 꼭 다시 가서 둘러보지 못했던 외야 스탠드부터 1층 스탠드까지 샅샅이 둘러보리라 결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