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홈구장! 캐나다 메이저리그 직관 후기 & Tip
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정작 경기장으로 향하지는 못하지만, 지난 경기 직관의 추억을 훑으며 나와 같은 스포츠 마니아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야구, 농구, 축구 모든 스포츠의 해외 직관 후기 그리고 다녀온 이들만 알 수 있는 꿀팁까지. 여행자이자 스포츠 마니아인 그대들을 위해 시리즈로 준비했다. 우선, 첫번째 목적지는 캐나다 토론토의 메이저리그 구장 로저스 센터다. 글 아이언

(좌) 쿠퍼스타운 저지, (우)2020 얼터너티브 저지 11번 보비셋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홈구장 토론토 로저스 센터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는 필자가 응원하는 팀이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홈구장이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는 1989년 개장한 ‘세계 최초의 개폐식 돔구장’으로 초기에는 스카이돔으로 불렸다. 이후 2004년 로저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통신사에서 매입하며 현재의 로저스센터로 명명됐다. 센터 바로 옆에는 1976년에 건설된 553.3m짜리 CN 타워가 붙어 있는데, 이 CN 타워는 토론토의 상징과도 같다.

토론토의 상징과도 같은 토론토 시청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992년과 93년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던 90년대 강팀이었으며 최근에는 2015년부터 17년까지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필자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응원하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류현진 선수를 예측하겠지만, 사실 1992년 메이저리그 우승 당시, 조카터와 로베르토 알로마가 국경을 지킬 때부터 응원하던 팀이다.
직관은 티켓 예매부터 시작

토론토 블루제이스 단일경기 티켓 예매페이지
이제는 다수의 경험이 생겨 예매가 어렵지 않지만, 처음 예매할 땐 우리나라의 예매시스템과 다른 환경에 매우 당황했던 경험이 떠오른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 공식 매체(mlb.com)에서 예약 가능하지만, 접속해도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결국 티켓 예매 대행 서비스인 스텁허브(Stubhub)를 이용하곤 했다. (물론 이번 시즌은 아직 예매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서비스를 정비했는지 공식 사이트에서도 구매가 잘 되는 듯하다.

현재는 플로리다 주 더니든의 경기장에서의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경기는 캐나다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열리는 경기보다 티켓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이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내셔널스 파크(Nationals Park) 구장에서 미국 구단 워싱턴 내셔널즈 팀의 경기를 보았을 때 USD 160 정도였던 반면, 캐나다 로저스센터에서는 비슷한 자리가 약 USD 77(약 100 캐나다 달러)였다.
자리선정 TIP

토론토 로저스 센터
MLB 직관 티켓을 구입할 때 나만의 꿀팁을 전하자면 첫 번째, 저녁 경기에서는 눈부심 방지를 위해 해가 지는 방향을 등지고 앉는 것. 두 번째, 낮 경기에서는 무조건 스탠드가 덮인 곳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좌석은 아무리 앞쪽 구역이라 해도 1열 아니면 복도 자리를 추천한다. 필자는 한국 사람치고 덩치가 꽤 있는 편이지만, 영미권에서는 애송이인 편이다. 특히 경기장에서 내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관중 옆자리에 앉게 되곤 하는데, 좌석이 좁은 편이라 옆 사람과 살을 맞댄 채 경기를 관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한쪽이라도 트인 복도 자리로 예약하자.

내 좌석에서 바라본 외야 스탠드 자신보다 더 선명하고 경관이 잘보인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 중 한명이었던 저스틴 벌랜더
경기장마다 상대 팀에 따른 티켓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만약 경기를 보는 데에 의의를 둔다면 상대 팀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팀(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LA다저스 등을 제외한 하위권이며, 소도시 팀)일 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경기장의 웅장한 실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상대 팀 관계없이 예매하면 좋겠다.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같은 매치업이면 티켓 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비쌀 테니 각오하고 예매해야 할 것이다. 4층 맨 꼭대기 자리는 미니멈 $200달러부터 시작한다.
고난 끝에 도착한 로저스 센터
경기를 보러 가며 가장 큰 고민은 공항에 도착해 로저스 센터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캐나다는 입국심사 당시 세컨더리 룸에 들어가는 케이스도 종종 발생하는 데다가, 렌터카를 찾아 퇴근길을 뚫고 피어슨 공항에서 토론토 다운타운까지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서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저멀리 CN타워가 보인다.
예상한 대로 모든 일은 한 번에 터졌다. 입국 심사에서 세컨더리 룸에 들어가 시간을 허비했고, 예약한 렌터카를 찾으러 갔더니 차가 없어 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심지어 토론토 시티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서는 대형사고가 발생, 마무리 주차까지 고난도의 과정을 소화한 이후에야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처음 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팁 하나. 야구장, 농구장 등 어느 경기장을 막론하고 고프로와 셀카봉은 지참하면 입장이 불가하다. 꼭 숙소나 차량에 넣어놓고 경기장에 입장하길.

로저스센터의 개폐식돔이 열려있고 그 뒤로 CN타워가 보인다.
이미 경기는 2회가 끝난 후였지만, 그럼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애정하는 팀의 홈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건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연달은 이슈로 몸은 고달팠지만, 이미 토론토 다운타운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로저스 센터와 CN 타워의 뷰에 흥분 지수는 절로 상승했다.

외야 스탠드에서 바라본 경기장

외야 스탠드에서 바라본 경기장 2 - 파노라마 촬영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 외야로 들어가는 바람에 시간을 좀 허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입장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외야에서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너무 멋졌고 외야 4층 꼭대기에서도 선수들의 움직임이 가깝게 보였다. 국내 경기장과 비교해 우리나라 경기장은 평면이라면, 로저스 센터 경기장은 수직으로 가깝게 보인다는 느낌이었다.

MLB경기장에서 제일 좋은 점은 어떤 시간과 관계없이 경기를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이다.
CN 타워와 경기장과 붙어 있는 호텔
필자가 방문한 날은 선선한 온타리오 호수에 바람이 부는 여름날의 저녁이었다. 개폐식 돔을 열고 경기를 했는데 예매한 좌석에서 정면으로 CN 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한눈에 담기는 좀 어려웠고, 몇 번이나 위아래로 훑어서 봤는지 모른다.

좌석으로 이동중 오픈된 개폐식 돔 뒤로 CN타워 장관이다.
로저스센터의 또 다른 특이점은 외야 센터 전광판에 자리한 토론토 메리어트 시티 센터 호텔이다. 지난 시즌 류현진이 잠시 확장 스프링캠프를 하기 위해 토론토로 갔을 때 모든 선수가 이 호텔에서 묵었던 거로 알려졌는데, 객실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게 인상 깊어 다음에 오면 꼭 묵어봐야겠다 생각했다.

로저스센터 외야 입구에 붙어 있는 르네상스 호텔 로고

전광판 양옆 위에 하얀색으로 되어 있는 곳이 다 호텔 객실이다.
야구장은 먹거리의 천국
국내 야구장도 먹거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 비할 바는 아닌 거 같다. 어마어마한 종류의 맥주와 특유의 짠 맛 나는 핫도그와 피자까지. 이 조합은 아주 그냥 천국이 따로 없는 맛이었다. 치어리더가 주도하는 분위기의 국내 야구장과는 색다른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뜨거웠던 경기. 승리는 Blue Jays

현재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고 있는 조시 도널드슨. 나의 최애 선수다.
당시 경기를 보러 가며 가장 설렜던 것 중 하나. 이전 시즌 MVP이자 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대표하는 타자 조시 도널드슨을 보는 것, 그리고 당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의 투구였다. 이때는 벌랜더가 살짝 폼이 떨어진 상태여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조시 도널드슨은 왜 그가 클리블랜드로 이적할 때 토론토 팬들이 그렇게 아쉬워했는지 곱씹을 수 있게 토론토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조시 도널드슨의 저지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얼티모자. 경기장에서 못사서 결국 토론토 다운타운의 스토어를 다 뒤져서 이튼센터 지하의 스포츠 스토어에서 구매했다.
심지어 경기장에는 도널드슨의 20번 저지가 솔드아웃됐을 정도였다. 이날도 3타수 2안타에 2득점을 올리며 돌격대장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타석에 나올 때마다 "레인맨"이라는 그의 별명에 맞게 팬들이 비 내리는 세레모니를 보였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 중 한명이었던 저스틴 벌랜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였던 미겔 카브레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에이스 투수를 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 팀은 5선발의 로테이션이라 부담스러웠을 경기임에도 전체적으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결국 경기 막판 역전타를 치며 승리했다.

경기장면
이야기를 마치며,
류현진이 지난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FA 계약을 하며, 필자는 지난 시즌 개막전을 보려고 항공부터 경기장 티켓까지 모두 예매를 완료한 상황이었다. 허나 이 코로나 19로 인해 출발 2주 전, 뉴욕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의 스케줄이 바뀌더니 하루 뒤에는 토론토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의 스케줄이 연달아 바뀌며 전체 일정이 취소되었다. 개막 전 경기가 결국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참 환불이 안 되더니 결국 캐나다 정부가 외국인 입국을 막자 그때서야 환불처리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토론토를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빅토리아 풍 건물과 굵은 나무들이 주는 편안함까지 여타의 도시들과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다시 떠날 그 날을 기다리며 우선 지난 기억을 훑어야겠다.

르네상스 풍의 구 토론토 시청사

CN타워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