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환영! 백패킹 성지 3곳
백패킹이란 1박 이상 야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배낭 하나에 짊어지고 산과 바다, 들과 계곡 등을 자유롭게 떠도는 것을 의미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 오롯이 나 자신을 느껴볼 수 있는 순간. 아침 동이 트는 순간부터,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그리고 별들이 쏟아질 듯한 낭만적인 밤하늘까지 온전한 자연의 품에 안겨보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백패킹, 어디서 즐기면 좋을까? 글 스텔라
백패킹의 성지, 인천 굴업도
가장 유명한 백패킹 성지, 인천 굴업도.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이 펼쳐져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 섬 대부분이 산지로 둘러싸였고, 인공적인 시설물이 거의 없다.
천혜의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밤에도 불빛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은하수를 보기 좋은 곳이다. 트레킹 코스가 어렵지 않아 백패킹 초보자들에게 많이 추천한다.
굴업도로 향하는 길은 조금 복잡하다. 우선 인천 앞바다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로 향한 뒤, 덕적도에서 다시 배를 갈아타면 굴업도에 도착한다. 백패킹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주말 승선권은 언제나 매진. 굴업도 백패킹을 생각 중이라면 사전 예매는 필수다. 배편은 '가보고싶은섬'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된다.
여기서 팁, 홀숫날에 입도하고 짝숫날에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홀수, 짝수 날마다 배의 운항 방향이 다르다고 한다. 홀숫날에는 덕적도에서 굴업도로 들어가는 것이 약 50분 정도 소요되지만, 짝숫날에는 2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니 유의하자.
굴업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팟은 개머리언덕. 개의 머리를 닮아 개머리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언덕은 초반 10분 정도의 구간만 힘이 들고 나머지는 대부분 능선이라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편이다.
30년 전부터 야생화되어 자유롭게 뛰노는 사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드넓은 대지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하늘은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개머리언덕은 사유지라 화장실 하나 없다는 사실. 하지만 그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텐트가 빼곡히 찬다고 한다. 하루 중 단연 최고의 순간은 밤이라고 한다.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과 환하게 빛나는 달이 떠 있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동안의 고민이 모두 사라진다.
다채로운 풍경의 태안 바라길
태안해안국립공원에는 약 88km에 달하는 해변길이 조성되어 있다. 코스별로 바라길, 소원길, 파도길, 솔모랫길, 노을길 등 그 이름도 참 이쁘다. 그중 1코스인 바라길은 학암포부터 신두리 사구까지 이어지는 12km의 길로,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장 적당한 코스로, 백패커들에게 인기가 많다.
시작은 학암포 자연 관찰로의 숲길. 곰솔림이 우거진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을 거닐게 된다. 곰솔림은 육지에서 자라는 일반적인 소나무보다 거친 잎이 자라는 해송이다. 숲 내음을 맡으며 걸어가다 보면 드넓은 학암포 해수욕장이 나오고, 좀 더 걷다 보면 학암포만큼이나 아름다운 구례포 해변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모래 평야, 신두리 해안사구도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로, 다양한 사구 생물과 멸종 위기 생물들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감탄이 나오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해 베트남의 무이네를 연상케 한다.
태안 바라길은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고 풍경이 아름다워 초보 백패커들에게도 추천한다. 모래언덕과 숲, 갈대밭, 바다까지 다채로운 재미가 가득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장실은 둘레길 전체적으로 군데군데 배치가 잘 되어 있으나 매점 같은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출발지와 도착지 2곳에만 위치하니 미리 간식거리를 잘 챙기길 바란다.
바라길 곳곳 학암포 야영장과 구례포 야영장이 있어 배낭을 풀고 휴식을 취하거나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다. 마음이 탁 트이는 바다와 편안해지는 숲길 등 눈을 돌리는 풍경마다 아름다움이 묻어나니 온전히 자연 속에서 지내보는 기쁨을 느껴볼 수 있다.
꽃들의 섬, 하화도
꽃들이 많아 꽃섬이라고도 불리는 전남 여수의 하화도로 가보자. 하화도는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백패킹, 트레킹하기 좋은 곳으로 소문난 섬이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 언제나 걷기 좋지만, 특히 봄엔 노란 유채꽃이 가득 피어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하화도까지 이동하는 팁. 하화도행 여객선은 2곳에서 출항한다. 여수여객터미널에서는 1일 2회 출항하며, 하화도까지는 약 1시간 10분 소요된다.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1일 3회 출항하며 약 50분이 걸린다.
하화도의 둘레길 이름은 꽃섬길. 전체 길이 약 5.7km로,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어려운 길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 모두 함께 걷기 좋은 코스다. 출렁다리인 꽃섬다리에서는 깊은 용굴을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예전 밀수꾼들이 밀수품을 숨긴 동굴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탁 트인 해안 절경이 눈에 담기는 곳으로, 하화도의 최고 비경이기도 하다.
그다음 이어지는 낭끝 전망대와 시짓골 전망대에서는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오션뷰가 펼쳐진다. 순넘밭넘 구절초밭에서는 야생화의 향긋한 꽃내음을 맡아보자. 봄에는 진달래, 9~10월 가을이면 구절초가 만개한다고 한다.
꽃섬길의 정식 코스는 정해져 있지만, 취향에 따라 시작점과 끝점을 바꿔서 걷기도 한다. 백패킹의 매력이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듯, 꽃섬길도 정해진 코스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겨보자.
애림민야생화공원은 하화도의 공식 야영장이다. 공원 주변에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 등이 갖춰져 백패킹을 즐기기에 최적인 곳. 선착장에 도착하면 하화도를 대표하는 식당인 와쏘 식당이 보인다. 맛집으로도 유명하니 식사를 해도 좋고, 이소 가스, 과자, 라면 등을 판매하니 혹시 빠뜨린 물건이 있다면 바로 구매하기에도 좋다.